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서해지방
- 구세군서해지방
- 마포영문
- 자선냄비
- 노성우사관
- 병사입대식
- 구세군부여교회
- 구세군자선냄비
- 구세군연무대영문
- 김환기사관
- 구세군
- 구세군충청지방
- 성경세미나
- 짐바브웨
- 김만오사관
- 대전중앙영문
- 자원봉사
- 박병규사관
- 여성퍼레이드
- 구세군원주영문
- 구세군사관학교
- 이재습사관
- 태안영문
- 김종구사관
- 강봉구사관
- 헌아식
- 구세군여성대회
- 김계숙사관
- 구세군대전중앙영문
- 구세군마포영문
- Today
- Total
목록농사 이야기 (15)
분꽃향기

기운이 없다가도 밭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우리 남편! 그래서 억지로 따라나가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어느새 호미를 들고 풀을 매고 있다. 연초록의 물결을 이루는 작은 야산을 바라보며 "야~ 좋다! 눈이 훤해지네." 그 나뭇잎들이 살랑거리며 바람을 날라다 초록색공기까지 만들어 주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질 밖에. 기분 업업업!!! 새들의 노래소리는 어떤가? 삐삐~ 쭈삐뿌삐~ 소프라노의 음색에 묵직하게 들리는 꿩꿩~~ "왜 이렇게 꿩소리가 많이 들리지?" 나의 물음에 요즘 짝짓기 철이라 숫놈이 암놈에게 구애하는 거라고 아로니아나무에 매달린 작은 벌레들을 손수 잡으면서 남편이 대답해준다.

우리 밭 한 귀퉁이에 어설프게 만든 꽃밭에보라색 꽃들이 피었다. 내 마음 속에 은은하게 날마다 피는 꽃!보라색유채꽃!작년에 모종을 얻어다 심어놓고 그런 꽃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다.봄이 되어 보라색 꽃이 너무 신기하여 꽃모종을 주신 분께 문자를 보냈다.이게 무슨 꽃인가요? 사진을 찍어보냈더니, 보라색유채꽃이라는 답장이 왔다. 루피너스!이건 여주의 한 식당에서 후배사관님과 식사를 시켜놓고화원으로 구경갔다가 사온 꽃이다.집에서 다 죽어가는 걸 밭에다 옮겨 심었더니 이렇게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매발톱꽃!옆집 친구 사관님에게 얻어다 심었다.연한 보라색과 진한 보라색 두 종류가 있는 걸 올 봄에서야 알았다. 라일락!이것은 친정집에서 얻어다 심은 것이다.은퇴하기 1년 전, 아버지 살아계실때 가져다 심은 것이다...

산골짜기와 평지는 확실히 기온차가 난다.다른 집 화단에 핀 수선화가 져 갈때쯤우리 밭 수선화는 느지막히 꽃을 피운다. 주인장은 두서없이 여기저기 심어놨건만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제 할일을 한다.여기저기 핀 꽃을 향해 셔터를 눌러 정을 담아 편집하니 더욱 아름답다. 이제는 꽃이 지려고 하지만밭에 갈 때마다 봄바람에 한들거리는 노란 수선화가나에게 희망의 나팔을 불어댄다.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면 따뜻한 봄이 온다고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그래~ 절망하지 말자.네가 얼어붙은 땅을 뚫고 새싹을 올려내고 꽃을 피웠듯이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남편을 정성껏 섬겨 반드시 이겨내야지.임마누엘 하나님이 동행해주시니 겁낼 것 없어.슬퍼하지마. 용기를 내. 때론 웃으며, 때론 눈물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응원한다. 저기 내가 꽃..

2021. 1. 4 겨울인데도 투병하는 남편은 가끔 밭에 다녀온다. 산기슭 밭에 다녀오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어지간하면 가려고 한다. 커피 한잔을 타서 텀블러에 담고, 달착지근한 초코파이 하나 달랑 배낭에 담는다. 알싸한 겨울날씨에 밭에서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좋은가 보다.

2017년 꾸지뽕 묘목 15주를 선물로 받아 밭에 심었습니다. 얼마나 성장속도가 빠른지 벌써 숲을 이루었네요. 작년 까지도 수확을 못했는데 올 해는 가지마다 빨갛게 많이도 달렸습니다. 긴 장마의 여파로 아로니아 수확도 시원찮고 호박도 다 썩어 버렸는데 꾸지뽕은 떨어지지 않고 햇살을 받으면서 빨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투병하는 남편이 밭에 다녀오면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거의 매일 다니다시피 하는데 며칠 전부터 한 바구리씩 따다가 생과로도 먹고, 효소를 담고 있습니다. 효소를 담을 때마다 잘 익은 걸로 골라서 따오라는 내 잔소리가 따라 붙습니다. 장마때 패인 길이 눈에 거슬렸는데 산림청의 손길인지 말끔하게 닦아놓았군요. 꾸불텅거리던 길이 시원하게 뚤려 좋습니다.

코로나19로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우리 부부는 나름 자연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나는 산기슭 밭가에 꽃밭을 만들고 남편은 꽃 모종을 얻어다 심었지요. 봄에는 수레국화와 양귀비, 노란 백합, 자주색백합, 여름에는 최키화, 누드베키아, 천인국, 비비츄, 해바라기, 도라지꽃 메리골드와 백일홍은 여름에 피어 가을까지... 가끔 풀만 뽑아 줄 뿐 손이 가지 않아 투박한 자연꽃밭이지만 밭에 갈 때마다 풀 숲에서 피어난 예쁜 꽃들이 반갑게 맞아 주니 기분 좋습니다. 빨강, 노랑, 주황, 분홍... 요즘은 내가 만든 꽃밭에 백일홍이 한창입니다. 백일홍이 이렇게 화려한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백일홍의 신비한 색상이 장미 못지 않아요. 왕성한 가지뻗기를 하여 꽃을 피운 백일홍이 신비스런 꽃색깔과 노란 꽃..

아로니아 밭 한 귀퉁이에 울타리를 치고 각종 채소 모종을 심었다. 고라니 때문에 울타리를 치지 않으면 수확을 할 수 가 없다. 고추 10포기, 노각 5포기, 호박 3포기, 토마토 10포기, 참외 10포기, 그 외 상추, 쑥갓, 샐러리 등을 심었다. 10평 안팍의 밭에 많이도 심었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자랄까? 햇빛을 맘껏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상추잎을 보면 고기 한 점에 쌈장을 넣어 한쌈 먹고싶은 식욕이 생긴다. 약을 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직접 길러서 먹으니 참 좋고, 이웃과 나눌 수 있으니 기쁨이 배가 된다.

올 해는 서곡리밭가에 꽃밭을 만들었다. 그동안 씨를 뿌려 보았지만 풀을 매주지 않아 2~3년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올 해는 꽃을 보게 되었다. 투병을 하고 있는 남편은 밭에 나가면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하였다. 약을 안치는 우리 밭은 벌레가 많다. 벌레가 무서워 난 가기 싫었지만 남편을 따라 나섰다. 매일 밭에 나가 작은 벽돌과 돌멩이를 주어다가 꽃밭 경계를 만들고 꽃모종을 얻어다가 심었다. 풀을 뽑아주면서 벌레와 모기에 물리기도 했다. 그래도 난 유년의 꽃밭을 상상하며 꽃을 심었다. 우리 할머니가 가꾸던 꽃밭이 내 마음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우물가의 채송화, 장독대가의 봉선화, 담장을 타고 오르던 나팔꽃, 담장 옆의 최키화.(도종환 시인의 접시꽃이란 시를 읽고나서야 최키화가 접시꽃인 것을 알았다)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