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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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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이야기

어느 빵집 사장님의 특별한 나눔!!!

분꽃향기 2016. 9. 9. 16:15
구세군 스토리 | 한국구세군

                      

나눔이요? 제가 행복해서 하는 거예요. - 어느 빵집 사장님의 특별한 나눔


경기도 분당의 파리바게뜨 파크타운점. 전승태 점장의 아침은 다른 사람들의 아침보다 조금 더 분주했다.  비가 촉촉히 내리던 8월의 어느 아침, 버스 정류장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이제 막 떠나 보내고 익숙한 손길로 와플을 구워내고 있던 전승태 점장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빨간색 광역버스가 지나가는 버스 정류장.  우산을 쓴 채 출근길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의 가게. 가게의 위치는 참 좋아 보인다. 그런데 이곳 매장 매출이 전국 파리바게뜨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의외였다. 그렇게 장사가 잘 되는 곳일까. 그러고보니 조금 특별한 점이 보인다. 



이것이 비결일까? 가게 앞에 설치되어 있는 작은 판매대. 이곳에서는 아침 출근 시간대를 겨냥한 듯, 따뜻한 원두커피와 와플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이 이유는 아닐 듯 하다.



한여름의 자선냄비 저금통

그리고 그 한 켠에 눈길을 끄는 냄비 모양의 저금통 하나.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양을 본 떠 만들어진 소형 모금함이다. 파리바게뜨는 '한여름의 자선냄비'라는 캠페인을 통해 전국의 파리바게뜨 지점에 이 저금통을 설치하고, 구세군은 그 모금액을 캄보디아 등지의 급수시설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다른곳에서는 1년에 하나도 채우기 힘들다는 이 저금통을 이 지점에서는 1년에도 6-7개씩 모금해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장사도 잘되고 모금도 잘 되고 있다니. 그 비결이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따뜻한 원두 커피 무료로 나누어드려요~


파리바게뜨 분당파크타운점에서는 이른 아침 출근길, 따뜻한 원두 커피를 손수 내려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고 있다. 



점장님이 손수 개인 부담하는 커피 재료비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비는 오롯이 전승태 점장의 개인 부담. 시민들은 이곳을 이용하며, 자유롭게 커피를 담아가고, 마음 가는 대로 저금통에 모금을 하고 간다.  아.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뭘까. 무엇이 이 빵집 사장님이 이런 특별한 나눔을 하게 만든 것일까. 전승태 점장과의 따뜻한 인터뷰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한다.




등을 돌리고 서있는 사람들. 


"어느 날 아침, 가게 유리창을 통해 밖을 내다 보니, 버스 정류장 앞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전승태 점장의 이야기다. "왜 저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저들의 등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까.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죠. 길가에서 풍선이라도 터뜨려 볼까? 어떻게하면 저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요." 그러면서 전승태 점장이 도리어 질문을 역으로 던졌다. "요즘 다들 불황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불황을 호황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막연한 질문이다. 그러나 사장님이 얼굴 가득 생글 생글 웃음을 지으며 이런 질문을 던지니, 무언가 굉장한 비법이라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사람들은 다 상처가 있어요. 그래서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죠." 


전승태 점장이 아침 출근길 커피 나눔을 시작하게 된지도 어느새 1년하고도 반이 넘어간다. 한달 여 전부터는 와플도 시작을 했다. 무료로 나누는 커피와는 달리 와플은 1,000원에 팔리고 있기는 하지만, 커피만 나눌 때 보다도 사람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찾아 오게 되었다고 한다. 


"모금액이 달라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찾아오며 단순히 매출만 오르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방점은 나눔쪽에 찍혀 있었다.



특히 커피만 나눌 때보다도 와플을 함께 시작하니 모금액 자체가 달라지더라며 함박 웃음을 짓는 전승태 점장을 보며 그 마음이 정말 진실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고, 누구 하나 알아줄 사람 없어보이는 일. 누구보다도 늦게 까지 준비를 해야 하고, 누구보다도 일찍 새벽을 깨워야 하는 일. 귀찮고 힘들기까지 할 이런 일을 그는 왜 시작하게 되었을까.


나눔이요? 제가 행복해서 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전승태 점장의 주특기는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의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인 듯 하다. 이번에도 오히려 질문을 통해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었다. "제가 왜 나눔과 봉사를 시작했는지 아시나요?"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고, 왠지 틀리면 안될 것 같은 질문이다. 몇 번인가의 오답을 내고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나눔은 제가 행복해서 하는 거예요.  자신의 행복." 확신에 찬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전승태 점장. 사실 그렇다. 구세군에서 일하며 나름 좋은 일, 공익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무자로서의 나는 과연 행복할까. 그런데 이 빵집 사장님은 자신이 행복해서 나눔을 하고 있다고, 자신이 행복해야 나눔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순간, 머리에 강한 돌직구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칸막이를 통과하여 들어가는 따뜻함


이곳의 나눔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이 있었다. 이곳을 지나가는 버스기사님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와플을 함께 나누는 것. 그 방식도 독특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길게 늘어선 줄의 가장 마지막 손님에게 커피와 와플 봉지를 들여 보낸단다. 그러면 그 손님이 버스 기사님께 커피와 와플을 전하는 것이다. 


"요새는 버스마다 운전석에 투명 칸막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를 누가 불쑥 뚫고 손을 내민다고 생각해보세요." 생각해보니 당황스럽다. 이제는 많이들 익숙해지기도 하셨겠지만,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겠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첫 번째 전달자는 어느 임산부였어요. 그분도 당혹스러웠겠죠. 그래서 표정이 무뚝뚝했었고, 그렇게 기사님께 전달이 되다보니 기사님도 많이 당황하셨더라고요."



그러나 그런 칸막이를 통과하여 들어가는 따뜻함. 바로 거기에  반전의 매력이 있다. 


"사실 기사님들도 이곳을 다 보고 가세요. 빠르게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저기에서 뭘 하고 있다. 이런 것은 다 보고 가시거든요. 저기에서 아침마다 커피를 나누어 주나보다. 어? 그런데 나한테도 가져다 주네? 이거 참 좋다. 이러신다는거죠."


 그렇게 따뜻한, 특별한, 멋진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푸근한 빵집 사장님의 미소를 뒤로 하며, 감사한 하루를 다시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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