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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

수선화가 피었다.

분꽃향기 2021. 4. 25. 22:45

산골짜기와 평지는 확실히 기온차가 난다.

다른 집 화단에 핀 수선화가 져 갈때쯤

우리 밭 수선화는 느지막히 꽃을 피운다.

 

주인장은 두서없이 여기저기 심어놨건만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제 할일을 한다.

여기저기 핀 꽃을 향해 셔터를 눌러

정을 담아 편집하니 더욱 아름답다.

 

이제는 꽃이 지려고 하지만

밭에 갈 때마다 봄바람에 한들거리는 노란 수선화가

나에게 희망의 나팔을 불어댄다.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면 따뜻한 봄이 온다고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그래~ 절망하지 말자.

네가 얼어붙은 땅을 뚫고 새싹을 올려내고 꽃을 피웠듯이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남편을 정성껏 섬겨 반드시 이겨내야지.

임마누엘 하나님이 동행해주시니 겁낼 것 없어.

슬퍼하지마. 용기를 내. 

때론 웃으며, 때론 눈물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응원한다.

 

저기 내가 꽃밭 풀을 매줄때 앉는 엉덩이의자도 보이네. 호호호~~~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우리 밭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워낸 수선화가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