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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덕암영문 추수감사절예배

분꽃향기 2013. 11. 17. 15:49

2013. 11. 17(주일)

 

덕암영문은 큰 길에서 교회까지 가는 길이 좁다란 농로이다.

저멀리 산밑에 교회를 향하여 구불구불 좁다란 길을 가다보면

어느덧 유년시절의 고향교회가 생각나는 영문이다.

 

종탑 위에 종이 줄을 잡아당기면 댕그렁 댕그렁~~

저멀리...

깊은 산골 오막살이까지...바닷가에 사는 아이들에게까지...

종소리가은은하게 들렸다.

그 종소리를 듣고 예배의 발걸음을 재촉하였을 것이다.

 

더 어렵고 작은 교회는 까스통 종을 울려 예배시간을 알렸다.

내가 학생참위로 9개월 사역하였던 관작영문은

까스통을 잘라서 만든 종이 마당 한 켠에 세워져 있었다.

나는 예배시간을 알리기 위하여 나무 기둥에 매달린 까스통을

망치로 치곤 하였다.

내가 심히 병약했던 때라서 종을 치다 쓸어진 적이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택 안방에서 교회 학생들이 나를 위해 합십하여

뜨겁게 기도하고 있었다. 어려웠지만 아름다운 관작영문에서의 추억이다.

 

그 뒤로 차임벨이 생겨서 스피커로 찬송가를 틀어서

예배시간을 알려주던 시절도 있었다.

차임벨을 울리면 논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시던 부교님들이

일손을 멈추고 교회로 향하시던 서금영문에서의 초임목회시절도 생각난다.

 

덕암영문은 구세군의 뿌리와 전통이 있는 영문이다.

지금은 연로하신 어른들이 농촌과 교회를 지키고 있지만

뿌리가 깊숙히 박힌 믿음을 우러러 존경하고싶다.

 

2013년 추수감사절 예배를 덕암영문에서 드렸다.

순수 그 자체이신 최규수사관님과 심명자사관님이  신실하게 목회하는

덕암영문에서의 감사예배는 비록 화려한 찬양이나 순서가 없어도

성도들의 마음과 정성이 깃들여진 화목한 제사였다.

 

예배를 마친 후에도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며 친교하는 소박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어른이 어르신을 섬기는 모습, 그만큼 농촌이 고령화되었다는 표시이건만

서로가 믿음 안에서 섬기는 모습을 주님이 받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