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향기의 여행

우리 동네에 찾아 온 가을!

분꽃향기 2014. 10. 15. 22:45

2014. 10. 15(수)

 

요즘 너무 심하게 허리가 아퍼서 허리를 받쳐주는 벨트를 동여 매고 조심스럽게 살고 있다.

그래서 나가던 운동도 며칠 못나갔다.

조심스럽게 사진기를 들고 갑천누리길을 걸었다.

 

누군가가 부지런을 떠느라 가을풀을 베어버려서 강변은 깔금하게 이발을 한것 같았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만큼 예쁘지 않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람따라 흔들거리며 가을의 정취를 풍기던 이름 모를 풀들이지만... 안타깝다.

저 풀숲에서 노래하던 풀벌레들은 집을 빼앗기고 어디 터를 잡고 노래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운좋게 살아남아 하늘거리는 한 그루의 코스모스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강 건너편 에는 갈대숲이 제법 무성하였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에 내 마음을 집중시키니 통증도 사라졌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신기한 경험을 여러 번 하였다.

 

갑천 강변에 흐르는 물과 어울린 하찮은 풀 한포기, 떨어진 솔방울, 지는 해, 꽃 한송이, 붉게 물든 단풍,

상처난 이파리. 석양에 하얗게 빛나는 억새, 풀 깍일때 겨우 살아 남은 코스모스 한 줄기,

코스모스 꽃 망울에 입을 대고 힘을 다하여 꿀을 따는 벌 한마리, 강물에 비친 나무들,

모두가 내 마음 속에 곱고 고운 가을 편지가 되었다.

 

나의 서툰 몸짓 앞에 선 피사체가 모든 게 사랑스럽고 정이 간다. 하나님의 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