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향기의 글쓰기
민들레 핀 들녁에서의 단상
분꽃향기
2009. 4. 17. 15:01
4월 13-14일 충북 영동 백화산 수련원에서 구세군여성컨퍼런스가 있었다.
은혜의 동산에서 대회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
들녁의 배나무엔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처럼 수줍은 미소가 넘쳐나고,
연분홍 치마자락 봄바람에 휘날리듯 복사꽃 예쁘게 피어 있었다.
차를 멈추고,
밭뚝에 주저앉았다.
쑥, 민들레, 돌미나리 등 봄나물을 뜯다보니 후딱 1시간이 지나갔다.
봄나물이 봉지마다 그득하다.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함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부자가 된 듯한 이 흐뭇한 마음을 상상해보라.
"부자" "행복" 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엊그제 어느 집에서 내놓은 텔레비전 올려놓는 재활용품 장식장을 하나 구했다.
두 아들을 시켜 그것을 옮기게 했다.
큰 아들이 고백하기를
" 엄마 우리 둘이 이것을 옮기면서 씨익 웃었어요."
"순간 우리 둘이 웃는 얼굴을 서로 들키고 말았어요."
그리고 현태가 말하기를
" 참 우리 소박하다. 중고품 장식장 하나 가지고 이렇게 좋아하다니..."
나는 말했다.
"그것이 참 행복이란다."
"이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거든."
새삼 아들이 고마웠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것을 가지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가족을 주심에 하나님께 감사했다.
아~~ 매일 매일....
나물을 캐는 순간처럼 욕심없이 살아 간다면
이 세상 살아가는 일이 어찌그리 복잡하고 어지러우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