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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타임

분꽃향기 2014. 2. 1. 10:00

 

브레이크 타임(구세공보 2014년 2월호)

                                                                 - 김계숙 사관 -

 

 

보드(board)를 타고 신나게 달렸다. 거침없이 달렸다. 뻥 뚫린 대로를 아찔한 속도감을 즐기며 달렸다.

한 번도 넘어지거나 고꾸라지지 않았다. 신록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길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였다. 생시에 두 번 세 번 생각해도 꿈속의 나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함박웃음 가득한 얼굴로

보드 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 밤 꿈 이야기지만 생각만 하여도 기분이 좋다. 나의 앞길이 환하게 뚫려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인가?

아니면 매사에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것인가? 자꾸만 떠오르는 기분 좋은 꿈속의 질주는 앞으로만 달리지 말고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자동차에 가속페달만 있고 브레이크가 없다면 어떨까? 처음엔 신나고 즐겁겠지만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인생을 살다보면 반듯한 길을 갈 때도 있지만

구부러진 길을 갈 때도 있다. 그런데도 무조건 속도를 내어 앞으로 달리려고만 한다면 목표에 이르기 전에

대형사고가 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아슬아슬한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앞에서 얼쩡거리는 자동차가 있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다. 사람들은 어디를 그리 바삐 가려 하는 걸까?

그 속도의 끝에 있는 건 무엇일까? 더 넓은 아파트, 초고속 승진, 부와 명예, 썩어 없어질 권력의 욕망에

사로잡혀 고단하게 살고 있다.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얍복 나루에서 홀로 시간을 가졌다. 날이 새도록.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정신없이 쫓기듯 달려 온 지난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브레이크 시간을 가진 것이다.

사랑과 일과 부의 축적을 위하여 급하게 속도를 내며 살던 야곱이 홀로 천사와 씨름하는 기도의 시간을 통하여

벧엘 광야에서 만났던 하나님을 다시 만났다. 하나님은 바쁜 시간에 야곱을 찾아오신 것이 아니다.

형에 대한 미안함과 용서를 빌고 싶은 마음으로 홀로 고독한 시간을 갖고 있을 때 찾아오셨다.

 

 

현대인들은 속도전에서 뒤쳐지면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 밤낮없이 뛰느라 심신이 지쳐있다.

자동차에는 브레이크가 있다. 인생의 자동차에도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멈추는 시간도 필요하다. 멈춤은 새 출발을 위한 도움닫기이다.

 

신년에는 말처럼 힘 있게 달려가되 가끔 고삐를 늦추어 뒤를 돌아보자.

각박한 세상에서 속도에 몸을 싣고 초조하게 살아 온 걸음을 잠시 멈추고 하나님과 소통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자. 성공을 위하여 앞만 보고 달리던 걸음 멈추고,

조금 늦더라도 외로운 사람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다.

 

★ 마전영문 다녀오면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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